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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10 22:43
메주고리에 성모님 축복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63  
메주고리에 성모님 축복
 

정영순 세실리아

(서울 대교구 옥수동 성당 교우)


 신경남 신부님께서 옥수동 주임신부님으로 부임해 계실 때 메주고리예에 갈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만 사는 것이 바빠 떠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나 퇴직하면 같이 가소.” 하기에 그래 그렇게 하지 몇 번이나 약속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모든 일들이 정리가 되고 정말 함께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 19일 남편이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나버렸기 때문에 결국 혼자 메주고리예 성모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낸 후 약 1년의 시간이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슬프기는 했지만 평화를 얻고자 노력했고 한동안은 그 평화 안에서 매일을 기도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메주고리에 성지순례를 신청한 즈음 갑자기 슬픈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살고 싶지 않다, 살기 싫다, 이건 사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도 죽어있는 삶이구나….. 예수님, 성모님, 저의 시간이 언제인지는 몰라도 저도 빨리 데려가 주세요.

거듭 기도를 했습니다. 이런 마음은 메주고리예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이태리 산 조바니 로톤도를 순례하던 중 오상의 비오 신부님께서 살아 생전에 미사를 드리시던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던 중 눈물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에 지나갔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았지요. ‘아, 지난 삶을 참으로 허세스럽게 살아왔구나.’라고 말입니다. 누구보다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타인이 칭찬에 우쭐대는 일이 많았고, 내적인 삶보다는 외적인 삶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결국 참으로 중요한 것에 온전히 나를 내어놓지 못했다는 통회가 가슴 깊은 곳에서 밀려들었습니다.

 저는 질문했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어머니, 저의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사는 것이 주님 보시기에 예쁠까요.?

 이 질문은 프란치스코 성인 전이예식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데 미사 중 성모님께서 응답을 주셨습니다.

‘너의 남은 시간을 사랑하기 위하여 살거라.

 저는 다시 여쭈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랑하면서 살아야 할까요?.

 이 물음 역시 비츠카 증언 강론까지 계속 구했습니다

  그늘에서 오랜 시간이 지나자 제 몸은 추위에 떨었습니다. 30분의 침묵기도 시간 동안 햇빛이 비추는 따뜻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추위도 예수님 희생으로 바치겠다는 마음으로 깊은 침묵 속에서 묵상과 기도를 올렸습니다. 깊은 침묵은 추운 기운도 주변의 모든 것들도 모두 날아가게 하였습니다. 결국 온전히 저의 깊은 마음만 남게 되자 온전히 저의 마음 깊은 곳에서 ‘아, 당신은 참으로 좋겠다!’는 감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늘로 간 남편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당신은 참으로 좋겠다’

 이 무의식적인 울림이 약 50번 정도 되뇌어졌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성모님께서 답을 주셨습니다.

‘감사해라, 침묵해라, 나누어라, 슬퍼하지 말아라.

‘아 성모님! 제가 감사도 압니다. 침묵도 압니다. 슬퍼하지 마라도 압니다. 나누어라는 아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나누어야 할까요?

 또 응답을 구했고 성모님께서 답을 주셨습니다

‘빛이신 빛이신 빛이신 예수께로 나아가면, 빛이신 빛이 너를 비추어 알게 될 것이다. 예쁜 아이야 예쁜 아이야 예쁜 아이야…’

 작고 다정스럽고 아주 따뜻한 마음의 소리를 전해주셨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저는 슬프지 않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던 슬픔이 모두 달아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제 슬퍼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눈물없이 저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 참으로 좋으신 나의 예수님, 성모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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