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미사에 대한 카타리나의 증언 4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려고 할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미사 중에 직접 말씀하신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기다려라. 나는 네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깊이 집중하여 기도하기를 바란다. 이 순간, 네 평생 네게 가장 큰 고통과 상처와 증오를 준 사람들을 마음에 떠올려라. 그들을 네 품에 꼭 끌어안고 그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말하여라. ‘예수님의 이름으로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청하고 평화를 바랍니다.’ 그 사람이 그 평화를 받을 만하면 그 사람은 그것을 받고 좋아질 것이며 이렇게 해서 많은 선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이 그 평화에 마음을 열 수 없다면 그 평화는 네 마음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먼저 네 마음속에 그 평화를 느끼지 못하고, 용서할 수 없다면 그 평화를 주지도 받지도 말기를 바란다. 네가 무엇을 하는지 유념해라.”
주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너는 주님의 기도를 외운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네가 용서는 하되 잊을 수 없다면, 많은 사람이 강조하듯 너는 주님의 용서에 조건을 두는 것이다. ‘제가 남을 용서할 수 있을 만큼만 저를 용서하십시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라고 너는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님을 얼마나 많이 아프게 하는지를 깨달았을 때, 나를 엄습한 그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한 우리는 수많은 원한과 나쁜 감정을 품고 우리 자신의 편견과 신경과민에서 비롯된 노골적인 악의의 말을 함으로써 우리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내는가? 나는 용서했다. 나는 진심으로 용서했다. 그리고 주님의 평화를 맛보기 위해, 아주 마음 깊이 느끼기 위해 내가 여러 번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청했다.
집전 사제가 말했다.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 그러고 나서,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갑자기 나는 서로 포옹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게, 모두에게서가 아니라, 매우 강렬한 빛이 비치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곧 그 빛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온 힘을 다해 내 옆 사람을 안았다. 나는 정말로 그 초자연적인 빛 속에서 주님의 포옹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포옹하고 내게 주님의 평화를 주시는 분은 바로 그분, 예수님이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용서할 수 있었고, 내 마음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모든 고통과 슬픔을 몰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껴안고 우리에게 당신 평화를 주시면서 기쁨의 순간을 나눈 것, 그것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다.
집전 사제가 영성체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나는 대주교 옆에 있는 모든 사제를 주목했다. 대주교가 성체를 모실 때 동정 마리아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은 집전 사제와 그를 보좌하는 모든 사제를 위해 기도할 때다. 나를 따라 하여라. ‘주님, 당신 사랑으로, 당신 사랑 안에서, 그들을 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고, 도와주시고, 깨끗하게 하시고,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지켜 주소서…..’ 이 순간 세상의 모든 사제를 기억하고 하느님께 봉헌된 모든 영혼과 수도자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때야말로 그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해야 할 순간이다. 왜냐하면 우리 평신도들이 교회이듯이 그들도 교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회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 평신도들은 사제들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들을 위해 기도하지도 않고, 그들도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도 않고, 사제들을 둘러싸고 있는 고독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제들이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을 이해하고 돌봐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들은 특히 우리의 존경이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위해 그들의 삶을 바쳤기 때문이다. 예수님처럼, 그들은 예수님께 자기 자신을 정말 완전히 봉헌했다.
하느님께서는 사제에게 맡긴 사람들이 그들의 목자를 위해 기도하고, 그가 거룩해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신다. 어느 날, 우리가 저 세상에 갔을 때, 우리는 주님께서 이루신 기적, 우리 영혼을 구하시려고, 우리를 도우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사제를 보내셨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성체를 모시러 나가기 시작했다. 위대한 만남의 순간, ‘영성체’의 순간이 왔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잠시 기다려라. 네가 봐야 할 것이 있다.” 어떤 내적 충동이 내 눈을 들어 어떤 사람을 보게 했다. 그녀는 막 자신의 혀 위에 성체를 받아 모시는 중이었다. 그녀는 우리 기도회의 부인인데 지난 밤 고해성사를 보지 못하고 오늘 아침 미사 시작 전에 성사를 본 사람이었다.
사제가 주님의 몸을 그녀의 혀 위에 놓자, 한 줄기 빛이 나오더니 그 빛이 처음에는 그녀의 등을 그러고는 동시에 어깨로 그리고 머리고, 그녀의 몸을 관통하여 희고 찬란한 금빛으로 빛났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완전히 깨끗한 마음으로 나를 모시러 오는 영혼을 내가 기뻐하며 껴안는 방법이다!” 예수님의 음성은 몹시 기쁘고 행복한 사람의 음성이었다. 나는 너무나 어리둥절하고 놀라서, 주님의 포옹 속에, 빛에 둘러싸여 자리 자리로 돌아가는 내 벗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렇게도 큰 축제이고 축제여야 할 순간에 우리가 크고 작은 죄를 지은 상태로 주님을 모시겠다고 주님의 식탁에 나아감으로써 놓쳐 버리는 수없이 많은 기적들을 생각했다.
우리가 원하면 언제라도 고해성사를 볼 수 있는 사제가 그리 많지 않다고 우리는 자주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또다시 고백하는 순간들이 아니라 유혹에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쉽게 죄에 떨어지고 마는 데 더 많은 문제가 있다. 미용실을 찾거나 이발소를 찾는 수고를 하는 것처럼, 축제에 초대받고 거기 가야 한다면, 창조주이신 주님을 위해 힘들여서 좋은 미용사를 찾아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의 더러움과 우리의 죄에서 우리 모두를 씻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을 위해 사제를 찾는 수고는 많은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예수님을 아무 때나 모실 수 있다는 무례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성체를 모시러 나가자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마지막 만찬은 내 제자들과의 가장 위대한 친교의 순간이었다. 그 사랑의 시간에, 나는 사람들의 눈에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 사랑의 미친 짓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성사를 제정했다. 바로 나 자신을 사랑의 포로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성체성사를 제정했다. 너희와 함께 너희 안에서 세상 끝 날까지 함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 사랑은 내 생명보다 더 사랑하는 너희가 고아로 남아 있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성체를 받아 모셨다. 주님의 몸을. 그런데 그때, 그것은 전혀 다른 맛이었다. 그것은 피와 향이 섞인 것이었는데, 나를 완전히 충만하게 했다. 너무나 큰 한없는 사랑에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뺨 위로 흘러내렸다. 내 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있을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들어보아라.” 그러자 갑자기 내 앞에 앉아 있는 방금 성체를 모신 부인의 기도소리가 내 안에 들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입을 벌리지 않고 마음속으로 기도한 내용은 대체로 이런 것이었다. “주님 기억해 주소서. 월말이 다가왔는데 저는 집세를 낼 돈도, 차 할부금도, 애들 학비도 없습니다. 어떻게든 저를 도와주십시오. 제발 남편이 술을 많이 마시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는 더 이상 그의 알코올 중독을 참아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막내아들은 당신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낙제해서 학교를 일 년 더 다녀야 할 것입니다. 그는 이번 주 시험을 쳤습니다. 그리고 잊지 마시고 제 이웃을 당장 이사 가도록 해주십시오. 더 이상 그녀를 참을 수 없습니다…..”
그때 대주교가 말했다. “기도합시다.” 모든 참석자가 마지막 기도를 바치기 위해 일어섰다. 예수님께서 슬픈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녀의 기도를 들었느냐? 이제 알겠느냐? 그녀는 한번도 내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녀는 한 번도 내가 준 선물에 감사하다고 한 적이 없다. 나를 사람들을 내게로 끌어올리기 위해 사람들과 또한 그녀를 위한 선물로서 하늘로부터 내 신성을 보잘것없는 인성에 가져왔다. 그녀는 한 번도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로지 요구 사항만을 계속 나열할 뿐이다. 그리고 이곳에 오는 거의 모두가 내게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다.
사랑에서 나는 죽었고 또한 그 사랑으로 나는 부활했다. 그 후로 사랑에서 나는 너희 한 명 한 명을 기다린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너희의 사랑이 필요하고 너희의 사랑에 목마르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영혼을 위한 이 장엄하고 극히 본질적이고 의미심장한 순간에 내가 ‘사랑을 구걸하는 자’라는 것을 기억하여라.”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께서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고 청하고 구걸하고 계신다는 것을.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랑을 그분께 드리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은 정말 깨달을 수 있는가? 더욱 기막힌 것은, 사랑 중의 사랑이신 분, 영원한 봉헌으로 당신 자신을 주신 유일한 사랑이신 분을 만나러 가는 것을 우리가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마리아출판사, 『거룩한 미사』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