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자녀들아! 포기와 기도 그리고 보속의 이 시기에, 나는 너희를 다시 부른다. 은총이 너희 마음을 열고 너희를 변화시켜 줄 수 있도록, 가서 너희 죄를 고백하여라. 어린 자녀들아, 회개하고 하느님과 너희 각자를 위한 그분의 계획에 너희 자신을 열어라. 나의 부름에 응답해 주어서 고맙다.”
사랑하는 자녀들아! 포기와 기도 그리고 보속의 이 시기에 나는 너희를 다시 부른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인 오늘 성모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들아! 포기와 기도 그리고 보속의 이 시기에 나는 너희를 다시 부른다.”고 말씀하심으로써 사순절 동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분명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포기와 기도 그리고 보속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포기할 것입니까? 이기적인 우리 자신, 재물에 대한 욕심, 지배욕, 쾌락, 교만, 증오 등 그 항목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부터 떼어놓으려고 하는 것들, 우리를 죄짓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성찰하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구체적인 포기를 해야 합니다. 또한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선택한다는 의미이기에 우리는 하느님 자신과 그분이 원하시는 것들 그리고 우리를 구원과 거룩함으로 인도하는 것들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 때문에 그 사랑에 장애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구원과 거룩함을 갈망한다면, 우리는 우리를 구원과 거룩함의 길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가 참으로 영원한 생명, 즉 천국을 갈망한다면, 우리는 지상의 것들에 우리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합니다. 참된 포기를 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을 사랑하게 만들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깊이 있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오직 하느님만을 바라게 되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만을 하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은 참된 포기의 삶을 살 수 있고, 하느님 안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꾸준한 기도를 통해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지 깨달은 사람은 사도 바오로처럼 다음과 같이 고백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로마 8,35.37)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온갖 수난을 당하시고 마침내는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희생을 통하여 사랑의 보속을 하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에게 사순절이 보속의 시기임을 상기시켜주심으로써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아무런 죄 없으셨던 예수님과 달리 우리는 죄인이기에 우리 자신의 죄와 세상의 죄 그리고 모든 인류의 구원을 위해 사랑의 보속을 행해야 합니다.
보속을 행하는 방법은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단식을, 어떤 사람은 금요일만이 아니라 매일 십자가의 길을 바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병고를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보속으로 봉헌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을 돌보고 그 고통을 함께 나눔으로써 사랑의 보속을 할 수 있습니다.
은총이 너희 마음을 열고 너희를 변화시켜 줄 수 있도록, 가서 너희 죄를 고백하여라.
우리 자신의 회개의 첫 걸음은 고백성사를 보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라고 말씀하시면서 고백성사를 직접 세워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가서 너희의 죄를 고백하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우리의 발걸음을 고백소로 향하게 하십니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의지를 남용하여 죄를 지을 수 있지만 스스로 그 죄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대리자로서 그분의 명을 받아 죄를 사하는 권한을 받은 사제만이 그 죄를 사해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사도들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교회의 일곱 가지 성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가시적인 표징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고백소에 들어가 사제에게 죄를 고백하면, 예수님께서는 사제를 통해 그 죄를 사해 주시고, 우리는 죄를 지음으로써 잃어버렸던 은총 지위를 다시 찾게 됩니다. 고백성사를 통해 받은 주님의 은총은 굳게 닫혀버렸던 우리의 마음을 다시금 주님께로 열리도록 만들어 줍니다. 성모님께서는 그 은총에 우리 자신을 맡기도록 초대하십니다. 우리 자신의 힘이나 노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를 변화시키도록 말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를 변화시키도록 우리 자신을 그에 온전히 맡기려면, 예수님처럼 우리도 매일 하느님 아버지께 “아버지,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마태 26, 39)라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어린 자녀들아, 회개하고 하느님과 너희 각자를 위한 그분의 계획에 너희 자신을 열어라. 나의 부름에 응답해 주어서 고맙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고백성사를 보는 것은 우리가 회개했다는 첫 번째 가시적인 증거입니다. 우리가 사순절에 고백성사를 보았다고 해서 우리의 회개가 다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회개는 우리 인생 전체에 걸쳐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우리의 마음과 삶을 하느님께로 향하고, 죄를 피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에 자신을 맡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회개하는 사람입니다.
부모님들은 어린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 미리 많은 계획을 세웁니다. 순전히 자녀들의 안녕과 선을 위해서 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도 우리 각자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우리 육신의 부모와 비교해볼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그분은 우주를 창조하신 위대한 하느님이십니다.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7)는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그저 그분의 아주 작은 피조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 창조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니 이 얼마나 황공한 일입니까? 그래서 시편저자는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
하느님 아버지는 참으로 선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마태 5,45) 분이십니다. 선하신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를 위해 가지고 계신 선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 드리면서 그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성모님 말씀처럼 우리 자신을 하느님과 그분의 계획에 활짝 열어드립시다.
예수님,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 나가 악마의 유혹을 받으시며 40일 동안 기도하며 단식하셨던 당신을 기억합니다. 2009년 사순절 기간 동안 참된 포기와 기도의 모범 그리고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께만 모든 것을 의지하셨던 당신을 본받게 하소서. 예수님, 저희를 위해 온갖 모욕과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느님 아버지께 순종하셨던 당신처럼, 저희도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이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만을 찾게 해주소서. 예수님,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것은 없다.”고 하신 당신의 말씀을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신 당신을 본받아 저희도 매일 일상에서 져야 하는 십자가를 사랑으로 지고 가겠습니다.
고통의 어머니이신 성모님,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예”하고 응답하셨던 당신처럼 저희도 포기하고 기도하며 보속하라는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싶습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시고, 아무런 죄에도 물들지 않으셨던 어머니 마리아여, 이 사순절 기간 동안 저희가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굳게 믿으며 고백성사를 보고 참된 회개의 삶을 살면서 하느님과 저희를 위한 그분의 계획에 저희 자신을 온전히 열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전구하여 주소서.